메렌은 무심한 눈으로 히스를 손질하고 있는 루드를 곁눈질했다. 흰 손가락 끝에 히스의 퍼런 물이 묻어나는 게 보였다. 메렌은 의자에 반쯤 기대어 있던 몸을 일으켰다. 눈 아래에 새겨진 문신이 조금 일그러졌다. 눈을 가늘게 뜬 채 상점 주인의 손끝에 시선을 고정하고 있던 메렌은 곧 그가 자신을 향해 눈을 돌렸다는 걸 깨닫고 사람 좋게 웃어보였다. 루드가 부드러운 미소로 그 얼굴을 바라보며 물었다.
"제게 무슨 문제라도 있습니까, 메렌?"
그러면서 메렌은 자리에서 일어났다. 지금부터 일을 가야 해서요. 능청스럽게 덧붙인 그는 근처에 놓아두었던 공단 모자를 제 머리에 얹고 루드의 옆을 슬그머니 지나갔다. 루드는 그가 유령처럼 지나가며 제 옆에 트럼프 몇 장을 던져준 것을 알았지만 일부러 던져두고 간 메렌의 페이스에 휘말리고 싶진 않아 그가 나간 뒤에야 히스를 손질하던 손을 트럼프로 옮겼다.
카드는 총 네 장. 하트, 클로버, 스페이스, 다이아몬드가 각각 하나씩이었다. 3, A, 10, 7.
루드는 문득 이게 뭔가 싶어서 트럼프를 집어들려던 손을 멈추었다. 서로 조금씩 겹쳐져 있는 카드들은 수수께끼같이 한 단어를 말하고 있었다. 그 카드들이 무엇을 말하고자 하는지 단박에 깨달은 루드는 탄식처럼 말을 흘렸다.
"이런. 이런 건 직접 말해줬어도 좋았을 텐데."
피식거리는 웃음이 입가로 샌다. 루드는 책상 위에 메렌이 남기고 간 카드의 메시지를 손가락으로 덧그렸다. 자국 없는 말이 나무 위로 투명하게 스며들었다.
-
메렌루드라고 썼지만 전혀 그렇게 보이지 않는 것이다 ㅍㅍ
"아뇨, 그냥 당신 손가락에 히스 물이 들어서요."
"신경 쓰이면 당신이 손질하는 건 어때요."
"그거, 거절해도 괜찮겠지요?"
그러면서 메렌은 자리에서 일어났다. 지금부터 일을 가야 해서요. 능청스럽게 덧붙인 그는 근처에 놓아두었던 공단 모자를 제 머리에 얹고 루드의 옆을 슬그머니 지나갔다. 루드는 그가 유령처럼 지나가며 제 옆에 트럼프 몇 장을 던져준 것을 알았지만 일부러 던져두고 간 메렌의 페이스에 휘말리고 싶진 않아 그가 나간 뒤에야 히스를 손질하던 손을 트럼프로 옮겼다.
카드는 총 네 장. 하트, 클로버, 스페이스, 다이아몬드가 각각 하나씩이었다. 3, A, 10, 7.
루드는 문득 이게 뭔가 싶어서 트럼프를 집어들려던 손을 멈추었다. 서로 조금씩 겹쳐져 있는 카드들은 수수께끼같이 한 단어를 말하고 있었다. 그 카드들이 무엇을 말하고자 하는지 단박에 깨달은 루드는 탄식처럼 말을 흘렸다.
"이런. 이런 건 직접 말해줬어도 좋았을 텐데."
피식거리는 웃음이 입가로 샌다. 루드는 책상 위에 메렌이 남기고 간 카드의 메시지를 손가락으로 덧그렸다. 자국 없는 말이 나무 위로 투명하게 스며들었다.
-
아무래도 2013년에 썼던 글 같음.
메렌루드라고 썼지만 전혀 그렇게 보이지 않는 것이다 ㅍㅍ
Hotot 로그인 화면의 트럼프가 모티프.
3, A, 10, 7 를 조금씩 겹쳐놓고 뒤집어 보면 LOVE와 닮았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