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가의 작품을 본 적이 있다. 노란 빛이 나는 무대 위에서 팔과 다리를 곧게 뻗은 채 관중들의 시선을 받으며 웃고 있는 소녀의 모습을 그린 작품이었다. 미술에 조예가 깊진 않지만, 그래도 그 작품만은 당당히 좋아한다고 말할 수 있었다. 보고 있으면 너무나도 사랑스러워서, 그 앞에서 조금도 움직일 수가 없을 정도로 가슴이 두근거렸다. 나도 춤, 추고 싶어. 그 그림을 볼 때마다 늘 하는 생각이었다. L'Etoile ou Danseuse sur scène. 아주 오래 전엔, 그런 꿈을 꿨다. 자신도 별이 될 수 있을 거란 꿈을. L'Etoile, 수석발레리나. 지금은 아무래도 무리다. 꿈은 저 멀리 날아가버려서, 돌아오질 않는다. 발을 내려다 본다. 신발 앞코 속에 숨어있는 울퉁불퉁하고 못난 발가락. 아주 어렸을 적부터 열심히 연습한 대가. 그러나 아무리 노력해도 수석발레리나는 될 수 없을 것이다. 다만, 지금은 춤이라도 출 수 있다면 족하다. 춤은 여전히 그녀의 전부였으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