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월의 책
흉담
전건우 공포소설 / ★★☆
2026-06-11 완독
여름은 공포 소설의 계절! 공포에는 너무 취약하지만 텍스트 정도는 괜찮아서, 여름이니까 읽어볼까 하고 잔뜩 빌린 공포 소설 중 하나입니다.
아따 술술 잘 읽히네...근데 은근히 무섭다... 그걸 바라고 빌린 책이긴 한데 읽는데 점점 찝찝해져... 라는 마음으로 읽다가 진짜 너무 찝찝해서 두세 번 내려놓았습니다. 왜냐하면 한국인이 쓴, 한국 배경의 공포 소설이라서요... 공포소설 읽다가 천수경 트는 여자가 있다? 접니다.
메인 소재이자 제목인 '흉담'은 '저주의 메시지' 같은 속성을 지니고 있습니다. n명에게 퍼뜨려야 네가 살 수 있다~ 이런 거요. 행운의 편지의 나쁜 버전? 전체적인 내용은 우연히 흉담을 듣게 된 주인공(작가님?)이 그 흉담의 저주로부터 벗어나기 위해 고군분투 하는 내용이에요. 근데 이제 그 속에 미신, 금기, 잔혹했던 현대사를 요리조리 버무려 놓았습니다.
작 중에 내용보다는 캐릭터의 입을 통해 '저주'의 속성에 관해 분석한 부분이 제법 인상 깊었어요. 그게 '저주' 라고 말해버리면 사실이든 아니든 '믿게 되어버리는' 것 자체로 저주는 성립되어 버리는 게 아닌가 적어두셨더라고요. 말하자면 플라시보 효과, 징그러운 B선생을 봤을 때 계속 머릿속을 떠돌아다니는 잔상... 뭐 이런 것과 비슷하지 않겠습니까?
이게 왜 인상 깊었냐면 아무래도 작가가 자신의 실화를 바탕으로 각색한 소설이라고 이 책의 서두에 떡밥을 뿌리셨다는 것을 뒤늦게 깨달았거든요. 그게 사실이든 아니든 괜히 믿어버리게 되는 거 아니겠습니까?!?!?! 혹시 이런 효과를 노린 걸까요? 그런 거라면 성공입니다.
다행히(?) 본인이 들었다고 하셨던 흉담을 진짜로 적어두신 건 아니라 하셨지만 뒷맛이 찝찝한 건 어쩔 수가 없습니다. 공포 소설이기 때문에 이런 거겠죠? 전체적으로 못 쓴 글은 아니라고 생각하는데 다 읽고 나서 생각해보면 괴담 매니아로서는 확실히 어디서 본 것들을 버무린 맛이어서 별점이 이 지경이 됐습니다. 그래도 오늘 집 가서 소금물로 입 헹구기는 해야겠어요...... (대쫄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