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나의 별점
★★★★
책 소개 (알라딘 참고)
작곡가이자 음악학자인 롤랑 마뉘엘과 피아니스트 나디아 타그린이 3년 동안 매주 일요일 라디오 프랑스에서 음악에 대해 나눈 대화를 옮긴 책이다. 독자들이 음악예술에 좀더 가깝게 다가가도록 돕고, 동시에 음악사가 뿌리내리고 발전한 역사적 배경을 이해할 수 있게 돕는 ‘기본에 충실한’ 클래식 음악서이다.
1권 ‘음악의 요소들’은 음악 전공자와 클래식 음악애호가 모두가 음악을 즐기게 된 처음의 순간에 가졌을 법한 질문으로부터 시작된다. ‘왜 음악을 하는가?’라는 근본적인 질문을 던지며 음악을 구성하는 악기들에 대한 관찰과 연구, 음악을 구성하는 형식과 장르에 대해 유쾌하면서도 매우 집요하게 대담을 나눈다.
1권 ‘음악의 요소들’은 음악 전공자와 클래식 음악애호가 모두가 음악을 즐기게 된 처음의 순간에 가졌을 법한 질문으로부터 시작된다. ‘왜 음악을 하는가?’라는 근본적인 질문을 던지며 음악을 구성하는 악기들에 대한 관찰과 연구, 음악을 구성하는 형식과 장르에 대해 유쾌하면서도 매우 집요하게 대담을 나눈다.
간단한 평가
대담 형태의 신선한 형식이 오히려 잘 읽히는 느낌, 알고 싶었지만 생소해서 잘 알지 못했던 정보가 많이 있었음. 게스트들이랑 티키타카 하는 게 웃기기도 했고… 실제로 라디오로 들었다면 더 재미있었을 것 같다. 다만 상대적으로 좀 어려운 부분들도 있었어서, 초보자용은 아니구나! 하는 느낌이었다. 아무래도 클래식 애호가들을 대상으로 하는 프로그램이었어서 그럴 것 같지만.
인상 깊은 부분 & 감상
륄리 사후에는 노래에 대한 두 시각이 자유로운 논쟁을 벌였죠. 한쪽은 목소리를 담론의 전달 수단, 표현 수단으로 보았고, 다른 쪽은 목소리를 멜로디의 도구로 보았죠. (…) 모차르트에게서 이탈리아적인 멜로디의 매혹과 시와 비극의 우아하고도 심오한 표현은 처음으로 결합합니다.
→ 모차르트 진짜 대단하구나…슈베르트는 우리 안의 가장 좋은 것에 참으로 진실하고 순수하고 선한 애정을 담아 말을 겁니다.
A: 니키슈 말로는, 클라리네티스트(클라리넷 부는 사람)는 항상 아이들이 많은 기혼자이고 성격도 원만하답니다. 별로 힘들이지 않아도 마우스피스를 물고 소리를 낼 수 있으니 지휘자가 좀 싫은 소리를 해도 클라리네티스트들은 크게 짜증내지 않는대요. 하지만 오보이스트(오보에 부는 사람)는 가늘고도 인상적인 소리를 내기 위해 얼굴이 벌게질 정도로 힘을 써야 해요. 그러니까 그들에겐 조심스럽게 접근해야만 하죠. 오보이스트는 편한 성격이 못 되는 독신남이 많대요.
B: 괴트겔뤽 씨는 어떻게 생각하세요?
괴트겔뤽: 저는 오보에를 불지만 결혼했습니다
→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r-m: 겁먹지 말아요. 나도 타그린 씨가 지루해할 만큼 길게 설명할 밑천은 없으니까. 잠시만 내 얘기에 귀를 빌려줘요.
n-t: 귀를 빌려드리면 나중에 돌려받을 수 있나요?
r-m: 양심을 걸고 약속하리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22222
예술에 ‘진보’는 없습니다. ‘경향들’이 있을 뿐이죠. 하나의 경향이 잘 전개되다가 완벽한 작품에서 정점을 찍으면 그후엔 다른 시도들이 나옵니다. 예술은 그런 식으로 생명력을 이어가고요. 16세기 말에 스페인의 빅토리아와 이탈리아의 팔레스트리나는 종교적 다성음악을 결코 넘어설 수 없는 완성의 경지에 올려놓았습니다 마찬가지 맥락에서, 푸가 기법은 18세기의 바흐 이후로 더이상 발전하지 못했지요.
방금 이야기했듯이 표현은 강약의 차이뿐만 아니라 템포를 다루는 데서도 비롯되니까요. 모차르트는 템포야말로 음악에서 가장 중요한 것이라고 했지요. 쿠프랭은 어떻게 생각했는지 들어볼까요. “하프시코드는 음역에 있어서 완벽하고 그 자체로 눈부시다. 하지만 소리를 키우거나 줄일 수가 없으므로…… 고상한 취향과 한량없는 기술로서 이 악기가 표현력을 발휘하게 할 이들에게 나는 감사할 것이다.”
사파라지만 멋진 걸 어쩝니까. 이단이나 사파는 다 유혹에 기반을 두는 겁니다.
→ㅋㅋㅋ ㅋ ㅋ ㅋ ㅋ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333333333

→ 말하는 거 너무 웃겨서 미칠 거 같음
“작곡가는 짐승이 땅을 파듯 일단 연주를 해본다. 아주 사소한 우연도 그를 사로잡고 작업을 이끌어줄 수 있다. 어쩌다 손가락이 미끄러지면 그 실수에서 계시를 받아 예상치 못한 것의 효용을 끌어낼 것이다.” - 스트라빈스키
핫 재즈Hot Jazz의 리듬을 이해하면 스트라빈스키의 <봄의 제전>을 감상하기가 더 용이하다.
새롭게 알게 된 정보
- 다소간 규칙적으로 반복되는 절들로 이루어진 노래를 ‘레Lai’ 라고 부르는데요. 이 레 음악은 시의 지배적 정서, 이를 테면 기쁨이나 우수를 표현했습니다. 하지만 가사의 개성은 아주 약해졌죠. 노래는 가사에 개의치 않고 주인 노릇을 했습니다. 노래가 가사를 휘어잡고 지배한 겁니다.
- 반주라는 게 아직 없었습니다! 고대 그리고 중세의 대부부 기간에 노래는 항상 제창 아니면 옥타브만 달리해서 불렀을 것으로 짐작됩니다. 다시 말해, 목소리든 악기든 가은 음표를 함께 연주했을 겁니다. 우리가 단성음악Monodie이라고 부르는 것은 그 자체로 완전한 노래죠. 반주를 전제하는 엄밀한 의미에서의 멜로디와는 다릅니다.
- 이탈리아의 ‘스틸레 레프레젠타티보Stile Reppresentativo’ : 음악가는 표현의 진실성에 근거한 창법을 연마하게 되고 가사가 그 어휘들로써 전달하고자 하는 바를 음악으로 나타냄.
- 프랑스 가곡의 진정한 아버지는 19세기 중반의 샤를 구노. (프랑스에선 이렇게 생각하나 봄…!)
- 동굴La grotte는 프랑스에서 만들어진 가장 아름다운 가곡으로 남게 되지요.
https://www.youtube.com/watch?v=RebKNJ0grIE - 하프시코드는 피아노의 조상이 아님. 오늘날의 하프시코드 페달은 피아노와는 달리 오르간의 경우처럼 음렬을 선택하는 역할을 한다. (피아노의 조상은 클라비코드라고 봐야 한다는 입장.)
- 스피넷 : 건반을 눌러서 현을 뜯는 악기 → 하프시코드는 스피넷이 좀 더 개량되고 보완된 형태. 두 악기는 건반을 치는 악기니까 그 중간에 현을 퉁기는 매개체, 즉 잭이 있어야 한다. 이 잭의 경우 까마귀 깃털을 깎아서 그런 작은 가시를 만든다고 한다. 원래는 콘도르나 매의 깃털로 만들어야 함.
→ 룽하군…… (tmi. 앤캐가 까마귀다.) - <쿠프랭의 무덤> 은 조곡이다. 전주곡, 푸가, 포를란, 리고동, 토카타로 이루어진.
- 베를리오즈의 <마브 여왕의 스케르초>를 사전에 아무 정보 없이 들어보자고 해서 나도 그렇게 들어보았다.
https://www.youtube.com/watch?v=ICsf7Jmj7HM&list=RDICsf7Jmj7HM&start_radio=1
→ 솔직히 들어도 무슨 느낌인지 잘 모르겠다. 한 20년 클래식 들었는데 정말 듣기만 했나보다…………. 허탈.
총 감상
- 일단 알라딘의 책소개를 인용하겠습니다. “작곡가이자 음악학자인 롤랑 마뉘엘과 피아니스트 나디아 타그린이 3년 동안 매주 일요일 라디오 프랑스에서 음악에 대해 나눈 대화를 옮긴 책이다.”
- 아니 저는 솔직히 말해서 라디오 프랑스에서 방송된 대화니까 한 파트파트가 짧고 쉽겠지 하면서 골랐는데 속았습니다… 읽으면서 이거 난이도 좀 있는 책이구나! 클래식 이론에 대해 좀 알아야 더 맛깔나겠다! 싶었어요. 동시에 역시 토론을 좋아하는 프랑스인들…! 이런 프로그램이 라디오로 계속 방송됐다는 게 신기하고, 이런 귀한 내용들이 그저 말로 흘러가지만 않고 책으로 만들어졌다는 점에서 정말 기뻤습니다.
- 근데 이제 이 사람들의 대담을 보고 있으면 음악으로만 열심히 공부한 건 아니라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대화 사이사이에 사르트르, 루소 같은 철학자나 폴 발레리 같은 문학가의 말 또는 시를 인용하여 읊기도 하는 등 다양한 방식을 활용했어요. 예술은 하나로 이어져 있구나, 싶었습니다. 프랑스인들이라 그런지 프랑스 관련한 사람들만 잔뜩 나와서… 특히 쿠프랭 진짜 많이 나와서… 음 그래 애국심이 대단하군! 싶기도 했어요. 그리고 진짜 라디오 대화라서… 이 사람들이 대화하다 보면 웃긴 부분들이 많아요. 그래서 정말 라디오 듣는 것처럼 읽으면서 웃기도 하고 그랬습니다.
- 중간중간에 음악을 들어보고 다시 이야기를 계속 하는 부분들이 있는데, 그런 부분들은 유투브로 저도 음악을 찾아서 들었습니다. 그런 부분들이 없더라도 제가 모르는 음악이 나오면 찾아서 들어보고 읽었고요. 모르는 용어들이나 이론적인 부분은 검색도 했습니다. 그러느라 안 그래도 읽는 게 더딘 책이었는데 더더욱 느리게 읽게 된 것 같아요. 하지만 동시에 이 책을 정말로 열심히 읽었구나, 라는 느낌도 있습니다. 모르는 정보에 대해 많은 부분을 알게 되어 (금세 까먹겠지만!) 새로운 지식 습득적인 부분에서 정말 즐거웠어요. 나름 클래식을 좋아한다! 라고 생각했는데 편식이 심해서 아는 부분만 알고 이론은 하나도 몰랐는데 조금 더 레벨업 한 것 같기도 해요.
- 그리고 개인적으로 이 책을 통해서 우리 독서모임의 긍정적인 면을 발견했는데, 바로바로… 별로 관심이 없어서 읽고 싶지 않은 파트도 열심히 읽게 만들었다는 점입니다 (ㅋㅋㅋㅋㅋㅋ) 편협한 취향 까닭에 좋아하는 형식만 읽고 싶었는데요, 그래도 열심히 읽어야지… 라는 다짐과 함께 읽어갔습니다. 실내악에 대해 이야기하는 파트에선 이런 저를 저격하는 듯한 발언이 있었어서 (대충 “청중들은 실내악에 대해 다른 음악에 비해 무시하는 경향이 있음” 이란 뉘앙스였음) 좀 찔리기도 했네요.
- 청취자의 편지를 가져와 주제로 삼는 경우도 있었습니다. 현대 클래식 음악을 불편해 하는 사람이 보낸 편지를 통해 현대 음악의 특징 및 이것이 고전이나 낭만 시대의 음악과는 또 어떻게 다른지, 어떻게 받아들여야 하는지 등 사람들이 대부분 불편하게 여겨왔던 부분에 대해 이야기하는 파트도 있었는데요. 바로… 제가 그 현대음악을 불편하게 느끼는… 그런 사람이었거든요. 덕분에 현대 음악을 어떻게 접근해야 좋을지에 대해서도 다시 한 번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 편식하는 사람으로서, 그리고 특정 시대의 음악이 더 낫다고 생각해온 사람으로서 이 책을 읽은 건 정말 좋은 선택이었다고 봅니다. 저의 좁았던 시야가 좀 더 넓어진 것 같아요. 그렇다고 해서 당장 제가 안 먹던 장르를 완전히 좋아하게 되었다는 건 아니지만… 마치 새우 머리를 먹는 것에 완벽한 거부감을 느끼던 사람이 맛있게 구워진 새우를 먹고 난 뒤 새우를 이래서 먹는구나 취향은 아니지만! 이라고 생각하게 되는 느낌에 가까웠던 것 같아요. 아주 유용한 책이었습니다.
- 2~4권도 있는데…… 언제 다 읽지? 라는 생각이 들긴 하네요. 책을 이렇게 열심히 꼭꼭 씹어서 읽는 기분은 또 간만이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