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ook

비눗방울 퐁 / ★★★★★

작성자: 리시 작성일: 2026.01.15


나의 별점

★★★★★


한 줄 평가

  • 이별이 이다지도 산뜻하게 느껴질 수 있구나. 담담한 눈물들과 그럼에도 나아가야 하는 남은 삶이 슬퍼 보이지 않는 건 처음이다.
  • 귀엽고 신기한 상상력을 더한 이별 이야기.

감상

  • 트위터에서 재밌다고 누군가 리뷰해서 궁금했던 책인데 도서관에 있어서 빌려봤다.
  • 이별이라는 게 항상 슬픈 소재로만 생각이 되었었는데, 이 책을 읽고 생각이 조금 바뀌었다. 이별이 이다지도 산뜻하게 느껴질 수 있구나, 라는 감상이 들었다. 담담한 눈물들과 그럼에도 나아가야 하는 남은 삶이 슬퍼 보이지 않는 건 처음이었고, 이별을 통해 타인과 융합되어 있던 내가 떨어져 나오면서, 그래서 좀 성숙하게 혹은 자기의 방식대로 받아들이는 모습들이 중점적으로 그려진다. 읽으면서 찔리기도 하고 많은 부분이 와닿기도 하고 그랬다. 나를 돌아볼 수도 있게 해줬던 것 같음. 좋았던 시간들은 잃어버리면 어디로 가는걸까? 생각보다 충격적이지 않은데 사실 이런 마음들이 진짜가 아니었던걸까? 하는 의심을 했던 시간들이 있었는데, 조금 이해가 되는 것도 같았다. 그러니까 사람은 참 복잡하다는 말과 일맥상통하는 것도 같고.
  • 그때는 그때가서(첫 번째 인용)에서 정말… 많은 걸 느꼈다… 너무… 나 같아서.
  • 조금 부끄럽고 반성하게 되면서도 이런 삶도 사실은 그냥 살아갈 수 있는 세상이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다.
  • 내게 남은 사랑을 드릴게요 (두 번째 인용) 첫 페이지 보자마자 좀 울컥… 고양이야 아프지 마!!!!!!


인용

이제 고작 다섯 살 된 내 고양이, 뽀얗고 부드럽고 한없이 착한 내 고양이 순대가 만성신부전증 판정을 받은 지 벌써 일 년째였다.
- 내게 남은 사랑을 드릴게요

제멋대로 살아갈 수 있었던 것은 제멋대로 살아가도 됐었기 때문에, 그러니까 말하자면 운이 좋았던 덕분이었다. 그럭저럭 제 몫을 하도록 키워주고 대학까지 학비를 대어 준 부모가 있었고 아직까지는 사지가 멀쩡해서 아무 일이나 골라잡아 할 수 있었다. 정우의 말대로 더 나이가 들고 몸이 고장나고 할 수 있는 일이 점점 줄어든다면. 갑자기 큰돈을 써야 할 일이 생긴다면. 누구도 나를 책임져 주지 않는 온전히 혼자인 상태라면. 그땐 어떻게 해야할까. (중략) 나는 그런 삶을 살아 볼 수 있을까. 정우가 원했던 삶. 나와 함께 누리고 싶었던 삶은 그런 것일까. 더 나은 미래를 위해 하기 싫은 것을 끈질기게 참아 가며 사는 것.
- 그때는 그때가서

내가 알 수 있는 것은 다만 그것들이 저마다 고통스럽고, 끔찍하고, 몸서리쳐지게 싫다는 거였다. 그러나 그것들은 또한 동시에 아름다웠다. 그것들이 각자 지닌 무수한 색깔과 온기와 냄새, 그것은 모두 사는 동안 두 번은 가져 볼 수 없는 것들이었다. 잡아 둘 수 없으나 잡아 둘 필요도 없는 그런 찰나의 반짝임들. 그 하나하나들은 사라지지만 없어지는 것은 아니었다.
- 담금주의 맛

이들의 물음표에서 ‘나’가 주어가 될 때 이들이 진정 알고 싶어 하는 것은 떠나는 이와 공유하던 감정이 진짜였는지, 나는 당신을 이토록 사랑했는데 당신은 그게 아니었는지다.
- 발문 중